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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리 딜레마, 2025년 고독사 예방에 적용한다면?

by bluekali 2025. 12. 3.

 

트롤리 딜레마, 2025년 고독사 예방에 적용한다면?

안녕하세요. 인문사회학적 시선으로 우리 사회의 현상을 분석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리학의 가장 유명한 난제인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를 2025년 현재 대한민국의 심각한 사회 문제인 '고독사 예방'이라는 현실적인 무대 위로 가져와 보려 합니다.

1. 멈추지 않는 기차, 그리고 한정된 복지 예산

트롤리 딜레마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가 달려올 때, 선로를 변경하여 1명을 희생시키고 5명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두어 5명을 희생시킬 것인가를 묻습니다. 이는 '공리주의(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의무론(생명의 가치는 경중을 따질 수 없음)' 사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2025년, 우리 사회복지 현장도 이와 유사한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복지 예산과 인력'이라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고독사 위험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선로변환기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2. 선로 A: '효율성'의 길 (다수를 위한 예방)

첫 번째 선택지는 잠재적 위험군인 다수의 초기 독거노인 및 중장년층에게 자원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 전략: 스마트 플러그 보급, 안부 문자 발송, 마을 회관 활성화 등 저비용 고효율의 보편적 예방 사업.
  • 논리 (공리주의): 같은 예산으로 100명, 1,000명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고독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수치상으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하는 길입니다.
  • 맹점: 이미 사회와 단절되어 문을 걸어 잠근, 당장 내일이라도 사망할 수 있는 초고위험군 1명은 이 그물망에서 빠져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3. 선로 B: '형평성'의 길 (가장 위급한 1명을 위해)

두 번째 선택지는 발견조차 어려운 은둔형 외톨이, 저장강박 가구, 알코올 의존 독거 가구 등 초고위험군에게 자원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 전략: 전문 사례관리자 1:1 매칭, 방문 상담, 병원 동행, 주거 환경 개선 등 고비용 고투입의 집중 케어.
  • 논리 (롤스의 정의론/최소수혜자 우선): 가장 약하고 위급한 사람을 돕는 것이 정의입니다. 당장 생명이 위태로운 1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쏟아야 합니다.
  • 맹점: 이 1명을 구하기 위해 투입되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때문에, 방치된 다수의 잠재적 위험군이 새로운 고위험군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지 못할 수 있습니다.

4. 2025년의 새로운 변수: AI 기술과 윤리

2025년에는 AI와 IoT 기술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습니다. 이는 트롤리 딜레마의 상황을 조금 더 복잡하게 만듭니다.

"AI가 위험 신호를 감지했을 때,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갈 것인가?"

고독사를 막기 위해 모든 독거 가구에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CCTV, 동작 감지 등)을 설치한다면 예방률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생명 보호'라는 가치를 위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라는 가치를 희생시키는 또 다른 형태의 트롤리 딜레마가 됩니다.

5.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정책과 행정은 매 순간 이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 효율성을 추구하여 넓고 얇은 안전망을 칠 것인가?
  • 시급성을 추구하여 좁지만 깊은 구명줄을 던질 것인가?

2025년의 고독사 예방 정책은 이 두 가치 사이에서 황금비율(Golden Ratio)을 찾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것을 넘어, '어디에,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여러분이 정책 결정권자라면, 지금 선로변환기를 어느 쪽으로 당기시겠습니까?